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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야기

한겨레 신문

tulipmania 2009. 10. 25. 15:22

학생과 지식인들의 유신 반대시위. 하지만 침묵하는 언론.
침묵하는 언론을 향한 학생들의 분노.
이에 부끄러움을 느낀 몇 사람.

동아일보 ‘해직’ 기자.

상주하던 중앙정보부 요원들이 기사를 검열하던 1970년대.
<동아일보>기자 180여 명은 ‘자유언론실천선언’을 발표한다.

“어떠한 외부 간섭도 배제, 기관원의 출입, 언론인의 불법 연행 거부 등”

- 1974년 10월 24일

며칠 뒤, “이유는 묻지 말라.” 광고주들의 일방적인 광고 해약.
광고 없는 흰 지면이 그대로 나간다.
하지만 흰 지면을 채우는 새로운 광고주 ‘이름 없는’ 시민들.

“동아일보 배달원임을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 신동지국 배달원 15인 일동

“동아! 너마저 무릎 꿇는다면 진짜로 이민 갈거야.”
- 이대S생

그러나 동아일보사는 기구 축소를 이유로 기자 및 사원 28명을 해고.
4일 뒤, 무허가 집회를 이유로 17명을 추가 해고.
그러자 제작 거부와 함께 단식 농성을 벌인다.

그러던 1975년 3월 17일 새벽 3시 20분.
술 취한 200여 명의 깡패들에 의해 농성 6일 만에 ‘강제 해산’.
하지만 다음 날 해산했던 130여 명은 다시 모인다.

“비겁한 자 물러나도 용감한 자는 굳셉니다.
우리는 언론자유 투쟁에 순사하렵니다.무릎 꿇고 사느니보다 서서 죽기 위해서.“

그리고 최초의 언론 노조 ‘동아투위’를 결성한다.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
이어 6개월간 매일 아침 여관방으로 출근, 동료와 시민들 앞에서 침묵 행진.

보도되지 못한 학생 시위, 노동, 농민 운동, 재야 움직임 등을 기록한
‘민주인권일지’를 폭로.

그러자 긴급조치 9호 위반혐의로 구속.
결국 취업방해와 미행감시 속에서 펜이 없는 삶을 살게 된다.

“서툰 솜씨로 작두질을 하다가 새끼손가락이 나갔지만 별로 서운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 한약방 종업원 L형

“백화점에 보세품 스웨터를 납품하고 있는데 상인들의 텃세가 심해 신세타령이 절로 나온다.
제일 울고 싶을 때는 짐 보따리 든 아줌마라고 버스 차장이 밀어낼 때.“
- 보따리 장사 L여사

그렇게 15년이 흐른다. 그리고 15년이 흘러도 그들을 기억한 2만 7223명의 시민들.
100일 만에 50억 원의 자본금이 모인다.
그리고 1988년 5월 15일 새로운 신문이 창간된다.

“우리는 떨리는 감격으로 이 창간호를 만들었다.”
- 당시 발행인 고 송건호 선생

그들이 감옥에서 고민하던 것처럼 한글전용, 가로쓰기 신문이었다.

‘한겨레’

참고문헌 :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 사이트, 한국현대사산책,
한겨레 창간 20돌 (참언론 실천) ‘한길’(기자협회보),
뒤돌아본 한겨레 17년(한겨레 2005.5.15), 지식채널 재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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