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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극장

 

뮤지컬 시카고를 보기 위해 국립극장에 다녀왔다. 국립극장 자체를 보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는데 마침 공연까지 보게 됐다. 국립극장은 서울시청 맞은편에 있는 지금의 서울시의회청사가 첫 둥지였다. 하지만 한국전쟁으로 박정희 정권에 들어서 지금의 남산 국립극장 터로 이전하게 됐다. 설계를 맡은 이는 이희태 선생으로 경회루를 모티브로 재해석해 국립극장을 지었다. 하지만 노후화와 더불어 내부 공간이 협소한 탓에 이희태 선생의 후학들이 최신 건축 언어로 재해석해 지금의 국립극장이 되었다.[각주:1]

 

국립극장은 기둥 사이의 수직벽을 투명한 유리로 교체하면서 권위주의적 색채를 빼는 데 성공했고, 소수의 VIP를 위한 귀빈석과 귀빈용 중앙홀을 없앴다. 국립극장은 민주주의와 평등을 담은 장소로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

 

 

 

뮤지컬 시카고

 

"This production isn't smoke and mirrors. It's flesh and blood shaped, by discipline and artistry, into a parade of vital, pulsing talent. If there's any justice in the world (and "Chicago" insists that there isn't), audiences will be exulting in that parade for many, many performances to come."

 

- BEN BRANTLEY, THE NEW YORK TIMES

 

 

"이 작품은 단순한 눈속임이 아니다. 피와 살이 혹독한 단련과 예술성을 거쳐, 활력이 넘치는 재능의 행진으로 거듭난 것이다. 이 세상에 정의가 존재한다면 (물론 시카고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하지만) 관객들은 앞으로 수 많은 공연을 통해 그 재능의 행진에 환호할 것이다."

 

- BEN BRANTLEY, THE NEW YORK TIMES

 

 

뮤지컬 시카고 내한 공연이 오늘로 끝이 났다. 시카고는 1975년 처음 공연이 시작되었고 2번이나 영화로 제작되었을 정도로 대중적인 공연이다. BEN BRANTLEY가 평론에 적었듯 뮤지컬 시카고는 '정의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주제를 연기를 통해 여실히 보여준다. 내연남을 죽이고 남편을 이용하면서 반성 대신 대중의 관심을 받으려는 여주인공과 비슷한 부류의 여죄수들, 대중적인 이슈를 이용해 자신의 명성과 탐욕을 추구하는 저질 변호사, 여론을 조작하는 기자, 멍청한 사법부와 배심원 등을 통해 이 세상의 부조리함과 불의를 여실히 보여준다.

 

하지만 세상에 정의란 이미 죽은 것일까. 마이클 샌델은 행복 극대화, 자유 존중, 미덕 추구에 따라 정의를 분류했듯이,[각주:2] 사람마다 이념이나 가치관에 따라 정의의 개념이 다르고 관점에 따라 정의롭다고 혹은 정의롭다고 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래서 최소한의 합의된 보편적 기준이 법이고, 법이 죄 있는 사람을 풀어주거나, 죄 없는 사람을 가두면 우리는 정의롭지 않다고 느낀다. 법 속에 살며 법에 의거햐어 살아가는 이 시대를 가리켜 로널드 드워킨은 법의 제국이라고 말한다.[각주:3]

 

프랑스는 헌법 1조에 평등의 가치를 천명하고 헌법 전문에 자유, 평등, 박애의 국시를 밝힌다. 미국은 수정 헌법 1조에 표현의 자유 즉 언론 및 출판의 자유와 집회 및 청원의 권리를 명시한다. 독일은 헌법 1조에 인간 존엄성을 명시한다. 우리나라 헌법은 어떨까. 많은 사람들이 영화에서 한 번쯤은 들었던,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며 주권이 국민에게 있음을 천명한다. 이것은 1919년 독일 연방 공화국의 바이마르 헌법을 모태로 작성된 것으로 바이마르 헌법은 나치의 집권 이후 인간 존엄성을 기치로 삼는 헌법으로 바뀌었다. 베르톨트 브레히트는 바이마르 헌법의 목적성 또는 방향성이 없음을 비판적으로 생각한다. 이 비판과 우려는 불행하게도 나치의 집권으로 현실화 되었다.[각주:4]

 

시카고를 보면서 정의에 대해서 우리나라 헌법에 대해서 생각해 봤다. 대한민국 헌법 제1조가 잘못되었고, 인권이나 인간의 존엄성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바뀌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나처럼 헌법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서인지 국민의 주권을 천명한 대한민국 헌법 조항을 이마저도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 주권을 표출하는 선거제도가 불합리한 것이다.

 

경북 영천시 유권자의 1표는 강남각 유권자 1표의 3배 가치를 가졌다. 이 때문에 헌법 불합치 판정을 받았다. 국회는 3대 1인 선거구별 인구 편차 기준을 2대 1로 개정해야 한다. 또한 50% 미만의 득표로 74명이 당선되었다. 또한 영남 지역에서 새누리당은 54.7%의 정당 득표율로 94%의 의석을 가져갔고, 호남 지역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은 53.1%의 정당 득표율로 83.3%의 의석을 가져갔다. 승자독식구조에서 당선인에 투표하지 않은 투표는 사표가 된다.

 

한 표의 가치를 동등하게 하려면 지역구 국회의원 의석수를 늘리거나 줄이는 조정이 필요하다. 득표한 만큼 비례하여 의석을 갖게 하려면 비례대표제를 늘리고 현행 전국구 비례대표제에서 권역별 비례대표로 바뀌는 것이 바람직하다. 선거제도가 더 많은 사람들을 대변하는 방향으로 개선되기를 바란다.

 

 

 

연합뉴스

 

연합뉴스는 매년 국가로부터 300억 원 이상의 지원금을 받고 있다.[각주:5] 그래서인지 정부 편향적인 기사가 자주 눈에 띈다. 하지만 연합뉴스에 부정적인 반응이 있더라도 좋은 서비스가 있어서 고맙다는 의미를 담아 글을 적는다.

 

 

 

 

http://www.yonhapnews.co.kr/advisory/2202000001.html

 

 

 

연합뉴스는 매일 전국 주요 신문 톱뉴스와 주요 신문 사설의 제목을 정리해서 올려준다. 정부의 각 부처 공보관들은 다음날 가판 신문을 본 다음에 퇴근을 하는 것이 불문율이라던데(특히 국정원)[각주:6] 이렇게 정리해서 올려주니 나같은 평범한 사람도 손쉽게 전국 신문들을 비교하면서 입체적으로 볼 수 있게 해준다.

 

 

http://www.yonhapnews.co.kr/advisory/2015/08/08/2202000000AKR20150808016800011.HTML

 

 

그리고 (광고와 함께-_-) 지역신문들의 톱뉴스까지 소개해주니 지역별로 이슈를 접할 수 있다.

 

 

 

http://www.yonhapnews.co.kr/advisory/2015/08/08/2202000000AKR20150808017100011.HTML

 

 

분명히 같은 하루를 살았는데 신문사별로 다루는 이야기가 다르고 설령 같은 사안을 다룰지라도 논지가 확연히 차이가 난다. 자세한 신문 내용을 보고 싶으면 기사 제목을 복사해서 포털 사이트에 검색하면 바로 기사를 볼 수 있다. 링크를 걸어준다면 금상첨화겠지만 이 정도로 친절하지는 않다.

 

신문은 편집을 봐야 진짜 신문을 보는 것이다. 손석춘 기자가 쓴 신문 읽기의 혁명 리뷰를 언젠가 써서 공유하면 좋겠다.

 

 

 

 

 

 

  1. 권기봉(2015). 권기봉의 도시산책. 46 - 49. 서울 : 알마출판사. [본문으로]
  2. 마이클 샌델(2010). 정의란 무엇인가 16 - 22. 서울 : 경기. [본문으로]
  3. 로널드 드워킨(2004). 법의 제국 5 - 9. 서울 : 아카넷. [본문으로]
  4. 지식채널e 헌법 제1조 https://www.youtube.com/watch?v=Bt5fUTDBVqw [본문으로]
  5. 연합뉴스 309억원 세금지원 또?…정부 2016·2017년 지원금 논의 http://news.mt.co.kr/mtview.php?no=2015053114155826746 [본문으로]
  6. 손석춘(2006). 신문 읽기의 혁명 128 - 138. 서울 : 개마고원.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