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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룸살롱'이 화제입니다. 월간 <신동아>는 최근 발매된 9월호에 "안 원장과 내가 유흥주점에서 술을 마신 적이 있다"는 한 전직 고위 공직자의 증언을 실었고, 월간 <신동아>는 또 젊은 오너 및 최고경영자 모임인 'YEO Korea'의 한 회원이 안 원장이 활동한 '브이소사이어티' 모임에 몇 차례 참석한 경험을 얘기하면서 "회원들이 브이소사이어티 사무실에서 와인, 칵테일을 즐길 수 있도록 했고, 모임 뒤에는 역삼동 S빌딩 지하 술집(유흥주점)과 청담동 갤러리아백화점 건너편 지하 술집 등에서 자주 어울리며 2차 술자리를 가졌다"고 전한 이야기도 실었습니다.


주진우 기자 트위터(@jinu20)


한편으로 8월 21일 포털사이트 네이버에는 ‘안철수 룸살롱’이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자 인터넷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의 멤버인 주진우 시사인 기자(@jinu20)가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네이버에 ‘룸살롱’을 치면 성인인증을 하라고 뜨는데 유독 ‘안철수 룸살롱’은 그렇지 않다. 보수언론이 터뜨리고 네이버가 퍼뜨리는 것은 아닌지…”라며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이날(21일)은 특히 19금으로 분류돼 검색이 안됐던 검색어인 '콘돔, '룸살롱'에 정치인 이름을 붙인 '박근혜 콘돔', '이명박 룸살롱' 등이 실시간 검색어로 오르는 웃지못할 일들이 벌어졌습니다. 


오늘은 이처럼 논란이 된 '네이버 조작 의혹'과 '안철수 룸살롱'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네이버 조작 의혹과 NHN 김상헌 대표의 궁색한 변명


네이버 조작 의혹은 하루이틀 제기된 것이 아닙니다. 한명숙 전 총리의 서울시장 출마, 노무현 대통령 서거, 새누리당 정치인 의혹 축소,  박원순 서울시장 등 연관검색어, 실시간 검색어를 조작하고 있다는 의혹이 계속 제기돼 왔습니다. 하지만 이처럼 이슈가 된 이유는 이목이 집중돼 있는 유력한 대선후보인 안철수 교수를 대상으로, 검색하기도 쉽지 않은 19금 제한 검색어가 검색어 1위에 오르는 기이한 일이 벌어졌기 때문입니다. 


NHN 김상헌 대표는 이례적으로 '안철수 룸살롱' 논란에 대해 직접 해명했습니다. 네이버 공식 블로그에 올린 '룸살롱 키워드 이슈에 관하여 말씀 드립니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관련 부서와 다각도로 정책을 검토한 결과, 청소년 유해단어 검색에 대한 성인 인증은 현행과 같이 계속 유지하되, 관련된 '뉴스 기사'는 성인 인증과 상관없이 검색 결과로 노출되도록 개편하겠다"며, "뉴스 자체를 청소년 유해물로 지정할 수 있는 근거가 부족하고 무엇보다 뉴스는 취재와 데스킹이 있는, 가장 기본적으로 신뢰할 만한 콘텐츠이기 때문"이고, "해당 검색어 또는 조합어가 기사화돼 특정 시기에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이슈로 부각될 경우에만 성인 인증을 해제하는 것으로 정책을 세우고, 그렇게 운영해 왔다"고 설명한 뒤 "그러나 우리 정책이 결과적으로 이용자 여러분께 혼선을 드리게 된 것 같아 안타깝고 또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네이버 검색본부 양미승 팀장은 이날 오후 "'룸살롱' 키워드는 성인 키워드로 관리해 '룸살롱' 또는 이를 포함한 내용을 검색할 경우 성인 인증 절차를 밟도록 하고 있다"며 "하지만 검색량이 일정 수준을 넘고 해당 키워드와 관련된 언론보도가 있는 경우에는 성인 인증을 해제하고 있다"고 해명했습니다. "'안철수 룸살롱' 키워드는 2012년 5월 검색량이 기준치 이상으로 증가했고, 관련 언론보도를 확인했기에 이 정책에 따라 성인 인증 절차를 해제하게 됐다"며 "이런 사례는 '곽승준 룸살롱', '이재현 룸살롱', '장성택 룸살롱', '이경백 룸살롱' 등의 키워드에서도 볼 수 있다"고 밝히며, "'박근혜 룸살롱'은 오늘 오후 4시 30분까지는 성인인증 해제 기준에 해당하지 않았지만 오늘 오후 들어 관련 기사가 나오고 검색량이 증가하면서 역시 기존 정책에 따라 성인 인증이 해제됐다"면서 "이전에도 '박근혜 콘돔'의 사례처럼, 성인 키워드라 하더라도 일정량의 검색이 되고 언론보도가 있는 경우에는 똑같이 인증을 해제한 바 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NHN 김상헌 대표와 양미승 팀장의 해명이 궁색해 보이는 이유는 네이버가 보여줬던 그간 행태 때문일 것입니다. 주진우 기자가 양미승 팀장의 해명을 미리 예견한 것 처럼 네이버의 대응은 의혹을 부풀리기에 충분합니다. 이에 대해서는 '한국 IT 산업의 멸망'의 저자 김인성씨(@minix01)의 '김인성과 내리의 IT이야기'카툰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그간 네이버의 폐쇄적인 구조와 조작 의혹 및 IT산업이 가야할 방향성에 대해 보기 쉬운 만화로 풀어주셨습니다.


 지난회 보기

#1. 포털 비판을 시작하며
#2. 거대한 조직, 치졸한 변명
#3. 비판을 호도하라. 네이버의 문제 해결법
#4. 검색을 오염시키는 3가지 방법
#5. 스스로 신뢰를 떨어뜨리는 네이버
#6. 네이버 검색 조작의 역사
#7. 검색, 마지막 남은 희망 혹은 절망
#8. 네이버, 노무현을 지우다
#9. 서울 시장 선거와 네이버의 검색 조작
#10 검색창 너머엔 무엇이 있는가?
# 외전
#11 포털 첫 페이지에선 무슨 일이?
#12 어뷰징은 누가 하는가?
#13 포털과 언론, 누가 갑인가?
#14 포털, 경쟁력 상실의 역사
#15 김인성과 내리의 IT이야기(15) – 포털은 어떻게 찌그러들었나? 1/3
#16 김인성과 내리의 IT이야기(16) – 포털은 어떻게 찌그러들었나? 2/3



'안철수 룸살롱' 논란, 진실은?


(뉴데일리)

 

뉴데일리 오창균 기자는 '안철수 룸싸롱' 논란을 부추기며 "안철수 원장은 지난 2009년 6월 17일 '무릎팍 도사'에 출연, "술을 못 마시고 여종업원이 배석하는 술집 자체를 모른다."라는 부정확한 사실에 근거하여 다음과 같이 기사를 내보냅니다.

 

 

 "안철수 원장은 지난 2009년 6월 17일 '무릎팍 도사'에 출연, "술을 못 마시고 여종업원이 배석하는 술집 자체를 모른다."

 

(중략)

 

단 한번도 가본 적이 없다는 듯한 반응이었다.

 

(하략)

 

 

뉴데일리는 제목 밑 부제에 '핵심은 안철수의 거짓말 여부! "대통령 하겠다는 사람이 거짓말?" 비난 고조!' 라며 안철수 교수를 비난합니다. 안철수 교수측의 대응도 문제삼습니다. 무엇보다 관심법을 동원하여 '단 한번도 가본 적이 없다는 듯한'이란 애매모호한 문장까지 넣어가며 안철수 교수를 비난하는데 일조합니다.

 

 

 

(한국일보)

 

이에 더해 한국일보 양정대 기자는 뉴데일리의 기사와 유사하게 "안 원장은 2009년 6월 MBC TV '무릎팍 도사'에 출연해 "술을 못 마신다"면서 "여종업원이 배석하는 술집 자체를 모른다"고 말한 적이 있다." 라고 적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실은 어떨까요? 무릎팍 도사 안철수편 중에 문제가 된 '일탈' 부분을 다시 한번 '직접' 보시고 판단해보세요.


 

 

보시면 아시겠지만 안철수 교수는 무릎팍 도사에서 뉴데일리나 한국일보가 주장한 것과 같이 "술을 못 마시고 여종업원이 배석하는 술집 자체를 모른다."라는 발언 자체를 하지 않았습니다. 과연 무릎팍 도사에서 이 발언을 하지 않았다면 어떤 방송에서 한 것인가요? 출처가 분명치 않습니다. 뿐만 아니라 이 기사가 사실이 아니라면, 뉴데일리와 한국일보는 악의적인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악의적인 흑색선전, 이제는 멈출 때

 

우리는 정치인들을 흔히 '검증'한다는 표현을 씁니다. 국어사전에 따르면 '검증은 가설이나 사실, 이론 등을 검사하여 참인지 거짓인지 증명함, 검사하여 참인지 거짓인지를 증명하다'라는 뜻입니다. 이를 정치인들에게 적용하면, 피선거권을 가진 정치인이 민주주의, 인권, 헌정질서 그리고 정책적 방향성에 대한 일관성이 검증 되어야한다는 것입니다.

 

안철수 교수가 '안철수의 생각'을 출간했을 때 저는 어떤 비판이 있을까를 기대했습니다. 하지만 제대로 된 비판은 찾기 힘들었고 인신공격에만 열중하는 모양새는 실망하기에 충분했습니다. 지금의 '안철수 룸싸롱' 논란도 같습니다. 하지도 않았던 발언으로 안철수 교수를 위선자와 양치기 소년으로 둔갑시키고 정치적 이익만을 쫓는 진흙탕 싸움을 벌이고 있는 것입니다.

 

황색저널과 진흙탕 싸움을 이제는 멈춰야 합니다. '안철수 룸싸롱' 같은 더러운 정치를 이제는 벗어나야 합니다. 이는 '깨어있는 시민들'만이 멈출 수 있습니다. 다양한 정보를 바탕으로 소통하며 비판적으로 현상을 바라봐야합니다. 2012년 대한민국은 시민 스스로가 주인이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