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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야말로 세상에서 제일 혁명적인 것입니다.
사회주의자들의 혁명이나 그 누구의 생각보다도 말입니다.
주권이 있으면, 그걸 공동체의 필요를 위해 쓸 수 있는 것입니다.

자본주의에서 흔히 말하는
이 선택이라는 개념은 늘 같습니다.
“뭐든 하나 골라라”라는 거죠.
하지만 이 선택이란 건 선택의 자유가 보장되고 볼 일입니다.
만약 누가 빚꾸러기가 되면 그 사람에겐 선택의 자유가 없지요.

평범한 직장인이 빚에 몰리면 체제는 이득을 보겠군요?

맞습니다.
빚을 진 사람은 희망을 잃고 절망한 사람들은 투표하지 않으니까요.

자, 그들은 늘 온 국민이 투표할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렇지만 제가 보기에는 만약 영국이나 미국의 가난한 사람들이
모두 들고 일어나서 자신들의 입장을 대변하는 후보들에게 표를 던지면
민주투쟁이 될 것입니다.
그러니 그들은 그런 일이 없도록 국민들이 계속 절망하고 개탄하도록 하는 거죠.

국민을 통제하는 길은 두 가지가 있다고 봅니다.

첫째는 공포를 주는 것이고,
둘째는 질서를 문란하게 하는 것입니다.

현 정부는 지금 공포를 주는 것입니까?
무섭군요.

아닙니다, 오히려 국가 정부는 국민이 무섭다는 것을 깨달아야 합니다.


- 전 영국의회 의원 토니 벤




토니 벤  (Tony Benn, 1925~ 영국, 정치인)

- 전 산업부 장관, 에너지부 장관, 노동당 당수
- 부유한 집안이자, 4대 연속으로 의회의원을 배출한 정치 명문가 출신으로 
   20대 중반의 나이에 사망한 부친의 귀족 작위를 물려받기를 거부한 최초의 인물
- 상원에서 하원의 진출을 위해 상원의원직을 포기한 첫 상원의원
- 2001년 은퇴

"세계화는 자본에게 엄청난 권력을 부여했다. 그에 대한 사회주의자의 대답은 민족주의가 아니다. 그것은 국제주의이며, 국경을 넘어 노동조합 사이의 협력을 강화하는 것이고, 민중이 선출한 정부의 힘으로 자본을 제약하고 통제하는 것이다. 21세기에는 세계 자본과 세계 노동 사이의 대결이 벌어질 것이다. 이것은 오직, 우연히 부를 거머쥔 한줌의 세력에 맞서, 그 부를 창조하는 다수가 승리할 때만 해결될 것이다."

"저는 항상 민주주의의 핵심인 '우리가 우리의 통치자의 피를 보지 않고 제거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말하는 것이 결코 부정적인 무언가가 아니라고 생각해 왔습니다."

"만약 민중이 정부를 파면할 권한을 상실하게 된다면 수 많은 일들이 벌어질 것입니다. 민중의 첫째 반응은 현실에 등을 돌리는 것이 될지 모릅니다. 민중의 무관심으로 민주주의가 파괴되어버릴 수도 있습니다. 민중이 할 수 있는 둘째 방식은 폭동입니다. 폭동은 정부에 잘못을 일깨우는 오래된 방식입니다. 영국 정치에서 폭동은 역사에서 우리가 배워 알고 있는 것보다 더 많은 역할을 해왔습니다."

"민족주의는 민중이 투표를 통해 자신의 삶을 결정하지 못할 때 느끼는 절망감 위에 터를 잡습니다. 그리고 민족주의와 함께 억압이 시작됩니다. 저는 세계의 모든 나라에서 민주주의가 위태로운 상황에 있다고 말하는 것이 지나치게 비관적인 생각만은 아니라고 봅니다. 우리가 투표함을 통해 불의를 해결할 펴오하적 길을 민중에게 제공하지 못한다면, 민중은 그러한 길을 봉쇄해버린 이 의회에 대해 귀를 기울이지 않을 것입니다."

 
NAFTA든 유럽 단일통화든, 그리고 WTO(세계무역기구)의 무슨 라운드든, 한 가지 점에서는 똑같다. 사람들이 잘 모르는 사이에 우리의 운명을 결정할 수도 있는 중요한 권한들이 듣도 보도 못한 수임위원회나 조정기구니 하는 곳으로 넘어간다는 것이다.


이런 기구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무슨 투표로 뽑히는게 아니다. 중세 귀족이나 다를 바 없는 특권 엘리트들의 사랑방인 셈이다. 그리고 그런 기구들이 초국적 자본의 뜻대로 세상의 틀을 다시 짜고 있고, 이런 식으로 그나마 헌법 속에 형식적으로 보장하고 있던 민중의 권력이 넘어가는 것이다. 총소리 없는 반혁명이다.

사람들의 운명이 보이지 않는 어딘가, 손이 닿지 않는 어딘가에서 결정되는 것, 그게 신자유주의 세계화의 가장 섬뜩한 위협이다. 그런 상황에서 제일 먼저 필요한 건 "이건 아냐!"라는 단호한 외침이다.

장석준, '혁명을 꿈꾼 시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