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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안철수 교수의 지지율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SBS 힐링캠프, 저서 '안철수의 생각' 이후 30일 한겨레 신문에 따르면 안 원장은 새누리당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과의 대선 양자구도에서 48.8%를 얻어 44.9%를 얻은 박 전 위원장을 3,9% 포인트 차이로 오차범위 안에서 앞섰습니다.
특히 안 원장은 고학력·고소득층에서 57~58%의 지지율을 얻고 있는 반면 박 전 위원장은 저학력·저소득층에서 64~66%의 지지율을 얻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한겨레)
오늘은 복지, 정의, 평화를 화두로 던진 저서 '안철수의 생각'에 대한 비평을 하고, 시기는 다르지만 시대적 갈망을 리더십으로 승화시킨 김대중 전 대통령과 안철수 교수를 살펴보겠습니다.
'안철수의 생각' - 복지, 정의, 평화
비평을 시작하기 전에
안철수 교수는 복지, 정의, 평화를 화두로 던졌습니다. 이 세가지 화두 외에도 비정규직, 재벌개혁, 교육, 에너지, FTA, 민주주의, 다문화, 언론, 장애인, 여성, 가계부채, 반값등록금 등 산적해 있는 우리 사회의 문제점들에 대해서 자신의 소신을 분명히 전달합니다. 제 글에서는 안철수 교수가 복지, 정의, 평화라는 큰 이슈에 대해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우리나라의 복지예산 증가분은 5조 2000억원으로 이 중에서 공적연금 등 의무지출의 자연 증가분과 보금자리 주택 등 주택 관련 예산을 제외하면 실질적으로는 약 9000억원이 늘어난 데 그쳤습니다. 참고로 2007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복지예산은 GDP 대비 8.1%로 OECD 국가 평균 19.8%의 절반에도 못 미치며 30개 회원국 중에서 29위입니다. 스웨덴 27.6%, 프랑스 28.7%, 영국 21.3%, 일본 19.2%, 미국 16.5%로 다른 선진국에 비해 복지예산이 크게 낮은 수준입니다.
우리나라의 미래 경제를 예상하는 잠재성장률을 보면 1991년~2000년 6.7%, 2001년~2010년 4.3%의 성장률을 보인 반면 2011년~2015년은 3%대 저성장기를 지날 것으로 현대경제연구원은 밝혔습니다. 이는 저출산, 고령화로 인하여 인구증가율이 정체되고 특히 생산가능인구(15~64세)의 두께가 얇아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취업자수의 증가율도 둔화되고 평균 근로시간도 줄어들어 노동투입량(취업자수*평균 근로시간)이 증가하지 않고 있습니다.
대북강경책으로 국방부는 대북 심리전 방송 재개로, 이를 전제로 했던 남북 함정 간 무선 교신 마저 단절되었습니다. 통일부는 남북 간 교역을 중단하고 이로인해 남북 교역에 참여하는 영세 기업들은 회사가 망할 정도의 피해를 입었습니다. 외교부는 천안함과 관련 안보리 회부를 자신했지만 실상은 안보리 상정도 못한채 외교적 성과없이 남북경색이라는 결과만을 남겼습니다.
복지
"제가 말하는 복지는 단순하게 있는 것을 나눠 갖고 소비만 하는 좁은 의미의 복지가 아닙니다. 오히려 일자리와 복지가 긴밀하게 연결되고 선순환하는 넓은 의미의 복지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어요."
- 안철수의 생각 84~8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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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복지예산은 8.1%로 OECD 평균인 19.8%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합니다. 이러한 형편에도 복지망국론을 꺼내드는 무지한 보수 신문을 비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실제로 복지망국론의 예시가 되었던 남유럽의 문제는 부동산시장 붕괴와 구제금융, 재정지출 확대가 원인이었습니다. 이에 반해 복지 지출이 많은 북유럽국가들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안정된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복지의 안전망이 오히려 위기에서 경제를 구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안철수 교수가 말하는 복지는 교육, 복지, 의료, 일자리 창출 등이 모두 상호의존적입니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의 중등특수교사는 장애학생 7명당 1명으로 배정돼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의 경우 장애학생 1명당 특수교육실무사 1명이 1:1로 배치되고 특수교사는 개별적으로 수업을 진행합니다. 같은 조건에서 특수교육실무사 6명의 일자리가 생긴 셈입니다. 이러한 복지시스템은 교육과 복지의 질을 높이고 일자리까지 창출하게 됩니다.
정의
"정의로운 사회를 위해서는 세 가지 필수요소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달리기경주를 예로 들면 이해하기가 쉬울 것 같아요. 우선 달리기를 시작할 때는 모든 선수들이 같은 선에서 동시에 출발해야 합니다. 즉, 출발선에서 모든 사람에게 공평한 기회를 부여하는 것이죠. 그리고 달리는 과정에서 어떤 반칙이나 특권도 허용하지 않고 공정하게 겨루게 하는 규칙이 있어야 하고, 그게 잘 지켜지는지 심판이 감시해야겠죠. 마지막으로 결승선에서 승자와 패자가 나눠졌을 때 패자를 그냥 버려두는 것이 아니라 그에게 재도전의 기회를 줄 수 있어야 합니다. "
- 안철수의 생각 8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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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론'의 저자 존 롤스는 '자유와 평등'이라는 상반되는 가치를 어떻게 균형있게 발전시킬까를 고민합니다. 경제학자인 존 롤스는 평등을 옹호하면서 불평등이 합리적인 상황일 수 있는 2가지 조건을 제시합니다. 첫째, '정보 등 기회의 균등이 주어질 것'과 둘째, '부자가 거둔 수익을 빈자에게도 나누어 줄 것'이 존 롤스가 주장하는 불평등이 합리화 될 수 있는 원칙입니다. 자유롭고 효율적인 경제활동을 하되, 불평등이 발생하므로 부자가 빈자를 돕는 것을 말합니다. 이러면 자유와 평등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것입니다. 여기에 안철수 교수는 반칙과 특권이 허용되지 않는 규칙까지를 언급합니다.
정의에서 안철수 교수는 경제민주화를 짚고 넘어갑니다. 대기업-중소기업간의 불공정 거래를 바로잡아야 양질의 일자리 창출까지 가능하고, 이는 사회적 정의가 경제적 효과로까지 이어진다고 안철수 교수는 이야기합니다.
평화
"통일을 하나의 '사건'으로 보는 시각이 있고, 통일을 점진적인 '과정'으로 보는 시각이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통일을 사건으로 보는 것은 이명박 정부의 시각인데요. 통일세 문제를 꺼내는 것을 보면 어느날 갑자기 통일이 닥칠 것으로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저는 과정으로 보는 시각에 동의합니다. 남북 간의 경제교류가 진전되면 서로에 대한 의존도도 커지죠. 개성공단이 좋은 예가 될 것입니다. 그런 협력을 통해 평화를 정착시키고 통일을 향해 나아갈 수 있다고 생각해요."
- 안철수의 생각 154쪽
"외교의 기본원칙은 인류의 보편적 가치와의 균형 속에서 국익을 우선으로 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또 균형 외교와 다자 외교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대미, 대중외교의 적절한 균형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한미동맹은 중요하기 때문에 서로를 존속할 수 있는 관계를 만들어야 합니다. 다만 미국과 중국 사에서 너무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게 어느 정도는 균형을 잡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경제적인 실리 측면에서 봐도 중국을 떼어놓고는 우리 경제를 설명하기 힘든 상황이 됐습니다. 북한 문제를 풀기 위해서도 북한에 영향력이 있는 중국의 도움이 필요하고요."
- 안철수의 생각 158~15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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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북한붕괴론의 신기루를 일축하며 교류 ·협력, 정치적 신뢰, 군사적 신뢰, 군비 통제, 군비 감축의 일련의 과정을 거쳐야 통일이 된다고 이야기합니다. 황장엽 박사마저 중국이 있는 한 북한붕괴란 있을 수 없다고 말합니다. 북한붕괴론이란 말 그대로 신기루 같은 것입니다. 정세현 장관은 또한 중국, 미국과의 등거리 외교(균형 외교)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광해군처럼 균형자 역할을 하자는 것입니다. 안철수 교수와 일맥상통합니다.
김대중과 안철수, 시대가 원하는 리더
철학자 미셸 푸코(Michel Paul Foucault)는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을 적나라게 지적합니다. 우리 모두는 현대 민주 사회에 살고 있습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현대 민주 사회에서는 각 개인이 정치나 행동의 주체가 되어 자기를 실현한다고 일반적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미셸 푸코, 삶의 권력과 죽음의 권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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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전 대통령은 독재정권이 휘두르는 죽음(사형)이라는 '죽음의 권력' 시대에 깨어있는 시민을 일으켜 세우는 참 지도자였습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퇴임 후까지 민주주의의 위기, 민생경제의 위기, 남북관계의 위기 3가지 화두를 던지며 대한민국의 지도자로서의 역할을 끝까지 해냈습니다.
"번지점프대 위에 서보면 너나없이 다리가 후들거리기 마련이죠. 도전에 앞서 두려움이 엄습해오니까요. 그런데 이 두려움은 번지점프대에서 뛰어내리는 순간, 언제 그랬냐는 듯 사라져버립니다. 대신 용기와 자신감이 그 빈자리를 가득 채우게 되죠. 뭐든 한번 해보면 그 일이 생각만큼 두려운 것이 아니란 것을 알게 됩니다. (중략) 사람은 그렇게 모든 일에 익숙해지게 되어 있습니다. 두려워서 도전하지 않으면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없죠."
- 안철수의 생각 25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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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서울대 교수는 삶을 위한 조건을 획일화 하고 개인을 규격화하는 것을 통하여 질서를 유지하는 '삶의 권력' 시대에 짓눌려 있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줌으로써 깨어있는 시민을 일으켜 세웁니다. 또한 시대적 과제인 정의, 복지, 평화를 이야기합니다.
안철수의 생각을 읽으며 준비된 대통령 김대중 전 대통령이 많이 떠올랐습니다. 또 한가지 든 생각은 20대, 30대가 바라던 지도자는 어쩌면 '죽음의 권력'에서 살았던 세대들의 목숨 받쳐 행동한 민주화 투쟁의 지도자가 아닌, 지금 겪고 있는 '삶의 권력'을 들어주고 이해해주는 지도자를 바랐던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똑똑한 군중
미국의 하워드 라인골드는 2002년에 똑똑한 군중(Smart Mobs)이라는 책을 통해 대의민주주의의 소멸을 예고합니다. 라인골드는 이 책에서 인터넷과 휴대전화로 무장한 똑똑한 군중이 정당이나 정치인을 무시하고 정부 혹은 대통령과 직접 소통하려 하는 신직접민주주의 혁명을 일으킨다고 적었습니다.
똑똑한 군중의 시대가 왔습니다. 선택은 우리의 몫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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