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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과거 보안관들은 총도 지니고 다니지 않았던 시대였던 반면에, 현시대에는 엽기적인 살인이 끊임없이 일어나는 것을 극명하게 대비시킵니다. 왜 이 시대에는 이런 괴물들이 나타나고, 있을 수 없는 사건들이 일어나는지 추적해 갑니다. 그리고 인간성이 남아있던 노인(Old man)이 인간성을 발휘하며 더이상 살 수 없게 된 나라를 사실적으로 묘사합니다.

 

또한 보안관의 독백은 이어집니다. '내 몫을 포기하지 않고 이 세상의 내 몫을 다하겠다'라는 나지막한 독백을 합니다. 이는 부조리한 사회에 침묵하는 것이 악이고, 실천으로 옮기는 행위가 선이라는 것을 표현합니다. 인간성을 지키려는 노인이 있고, 이들 노인을 위한 나라가 사라져 가는 것에 대해 자신의 몫을 다하는, 행동으로 옮겨야 하는 것이 선이라고 믿고 있는 것입니다.

 

 

2.

 

 

 

 

 

 

 

 

 

 

 

 

 

 

 

 

 

 

 

 

 

 

 

 

 

 

 

 

 

 

 

 

 

 

 

 

노인의 살가운 인사와는 상관없이 악의 화신이자 괴물인 악역의 주인공은 노인(Old man)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죽음의 내기를 강요합니다. 그리고는 '정당성'을 이야기하며 이 내기의 합리성을 주장합니다. 살 떨리게 무서운 장면입니다. 감독의 의도와는 관계없이 저는 FTA를 떠올렸습니다. 강대국의 강요로 추진하고 그 위험성은 오로지 약소국의 책임이며 이것은 정당하다고 주장합니다. 이 시대상과 무척 유사해 보입니다.

 

 

3. 

 

 

 

 

 

 

 

 

 

 

 

 

 

 

 

 

 

현대 사회는 왜 괴물이 되었고 괴물들을 만들어낼까. 두 노인(Old man)의 대화에 따르면 돈 때문이라고 합니다. 어른들을 공경하고 노인들이 추구하던 인간성은 자본주의 사회의 돈이라는 황금만능주의의 흐름에 의해 허망하게 무너져 내립니다. 노인들은 더이상 그들이 추구하던 가치를 내세울 수 없게 됐습니다.

 

 

4.

 

 

 

 

 

 

 

 

 

 

 

 

 

 

 

 

 

 

새로운 시대에도 자본주의의 흐름은 이어집니다. 아이들은 인간성을 이야기 하고 선으로써 행동하지만 결국은 옳고 그름에 상관없이 돈의 노예가 되어버립니다. 부적절한 거래임을 눈치채지만 수상한 아저씨를 도덕적 판단과는 거리가 멀게 도망가게 하고, 아저씨의 건강상태를 걱정하던 아이들은 언제 그랬냐는 듯 돈의 소유권을 두고 다툽니다. 이 장면은 자본주의의 흐름이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고, 노인(Old man)들이 추구했던 인간성과 도덕성은 자본주의 흐름 앞에 회복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서글픈 현실을 직시합니다.

 

 

5.

 

이 영화의 주인공은 세 사람 정도입니다. 보안관 할아버지, 베트남전에 참전했던 아저씨, 괴물 살인마. 베트남전에 참전했던 아저씨는 성실한 가장이자 인간성을 가진 인물입니다. 이 아저씨는 우연히 발견하게 된 돈가방 때문에 예상하지 못했던 엄청난 사건에 휘말리게 됩니다. 돈 때문에 점점 인간성을 상실하게 되는 현시대의 사람들과 닮아 있습니다. (이 아저씨를 주제로 쓰게 되면 스포일러가 될 수 있어서 글로 대신합니다)

 

 

6.

 

 

 

 

 

 

 

 

 

 

 

 

 

 

 

 

 

 

 

 

 

 

 

 

 

영화의 엔딩에는 보안관의 꿈 이야기입니다. 프로이트에 따르면 꿈은 소원의 성취입니다. 보안관은 이루고 싶은 일들을 꿈을 통해 이야기합니다. 첫번째 꿈은 돈을 잃어버림으로써 돈이 없는 세상에서 살고 싶은 소망입니다. 이는 3번 씬의 두 노인의 대화에서 사회가 황폐화된 이유를 돈에서 찾고 있었다는 점에서 우리는 보안관의 심리 상태를 알고 있습니다. 두번째 꿈은 인간성이 살아있던 과거로 돌아가고 싶은 소망입니다. 아버지, 옛날 방식 등은 과거를 그리워하는 보안관의 심정에 닿아있습니다. 또한 불을 피우는 아버지의 모습은 현실을 개선하고자 하는 보안관이 닮고 싶어하는 모습입니다. 하지만 꿈은 꿈일뿐 잠에서 깨면 마주하고 싶지 않은 현실로 돌아오게 됩니다. 그리고 행동하는 것이 옳은 일인 것을 알지만, 그저 세상을 관망하는 관망자로서의 삶을 살아갑니다.

 

결국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의 원작과 영화는 이 제목을 통해 인간성과 도덕성으로 세상을 대하던 사람들은 이미 세상을 떠났거나 노인이 되어버렸고, 그중 남은 노인들이 자본주의의 흐름 속에 인간성을 상실한 시대에는 도저히 적응할 수 없는 시대상을 함축하여 표현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왜 우리 사회는 인간성을 추억하는 노인을 위한 나라가 될 수 없을까요? 우리가 살고있는 사회는 이 영화에서처럼 공포와 두려움 그 자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