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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캠프 ; 한국일보 캡쳐 재인용

 

지난 4일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에서는 대한민국 1호 커밍아웃 홍석천씨가 출연했습니다. 이 방송에서는 커밍아웃을 했을 당시의 어려움, 믿었던 종교에 대한 회의감 등을 이야기하면서 우리에게 생각할 과제를 주었습니다. 동성애란 무엇이고, 우리가 동성애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게이, 레즈비언

 

연구 결과에 의하면 인간 태아의 신체와 두뇌의 원판은 구조상 여성입니다. 그래서 남자는 젖꼭지 같은 여성적 특징의 잔재를 가지고 있습니다. 남자 전쟁 포로의 몸에서 젖이 나왔다는 사례는 이미 수 천 건 보고된 바 있습니다. 극심한 기아가 간기능을 손상시켜 수유에 필요한 호르몬의 분비를 막아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수태 후 6~8주가 지나면 남자 태아(XY)는 안드로겐이라는 다량의 남성 호르몬을 공급받는데, 안드로겐은 고환을 형성하고 여성적 두뇌를 남성적 두뇌로 바꾸는데 투입됩니다. 하지만 남자 태아가 적절한 시점에 충분한 남성 호르몬을 공급받지 못하면 다음의 두 가지 사항 중 하나의 문제가 발생합니다. 
 

 첫째, 두뇌구조가 여성인 남자 아이가 태어납니다. 이 아이는 사춘기 무렵에 게이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둘째, 완전 여성적 두뇌와 일련의 남성 생식기를 갖춘 채 태어납니다. 이 아이는 후에 양성이 되는데, 생물학적으로는 남성에 속하지만 마음 속으로는 자신이 여성이라고 생각합니다.


동성애는 유전적인 것이지, 임의적 선택이 아닙니다. 동성애는 타고난 것이며 인간의 성장 환경은 이들에게 영향을 미치지 못합니다. 과학자들은 청소년기 혹은 어른이 된 후, 자식의 동성애적 경향을 업악하려던 부모의 노력이 거의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음을 발견했습니다. 두뇌에 미치는 호르몬의 영향(혹은 호르몬의 부재)이 주범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동성애자는 남자입니다.

 

레즈비언이라는 말은 B.C. 612년 그리스 레스보스 섬에서 유래한 말입니다. 레즈비언은 게이처럼 경멸스럽게 인식되지는 않았는데, 이는 여자들 사이의 친밀감을 연상시켰기 때문에 변태라는 노골적인 딱지가 붙지 않은 것으로 추측합니다.

 

 

양성애자

 

유전학자 앤 모이어는 '두뇌의 성'에서 양성애자 유형의 사례를 많이 보고했습니다. 유전적 남자아이는 태어날 때는 여자처럼 보여 여자처럼 키워지다 사춘기에 도달하여 느닷없이 페니스와 고환이 나타납니다.

이런 유전적 이상은 도미니카 공화국에서 자주 발견되었는데 아이의 부모는 사춘기 전까지 여자로 키웠고 전형적인 여자의 행동을 장려했습니다. 하지만 사춘기에 도달하여 남성 호르몬이 체내에 왕성하게 분비되면서 여자의 모습은 사라졌고 페니스가 발달하고 전형적인 남성적 행동을 보였습니다. 이러한 성의 변화는 여자로 만들기 위한 온갖 사회적 조건화와 사회적 압력에도 불구하고 결국 발생했습니다.

위의 사례는 결국 여자로 키워졌지만 '유전적 남자아이'가 남자로서 성공적으로 살아갔는데, 이는 사회적 환경과 양육이 그들의 성인 생활에 제한된 영향밖에 미치지 못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결국 그들의 생물학적 구조가 그들의 행동패턴을 만들어내는 핵심 요소인 것입니다.

 

 

기독교의 '동성애 매도'

 

동성애가 매도되기 시작한 것은 기독교가 등장한 이후입니다. 고대 그리스인들 사이에서는 동성애가 허용되었을 뿐만 아니라 크게 존경받았습니다. 날씬한 소년의 육체는 아름다움의 상징이었고 그런 아름다움을 기념하여 많은 그림과 조각이 제작되었습니다.

일례로 로마시대에 율리우스 카이사르는 '모든 여자의 남자이면서 모든 남자의 여자' 로 묘사되었습니다.

 

기독교는 동성애를 신이 '소돔 시(市)'에 복수를 가한 것이라고 해석했습니다. 그래서 동성애는 금지되었고 더 이상 대중 앞에 공개적으로 나타날 수 없었습니다. 빅토리아 시대 기독교는 동성애가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를 부정했습니다. 존재를 인정했다 해도 악마의 소행으로 치부했고 엄격한 징벌을 가했습니다. 그래서 현재 대부분의 나이든 세대들은 동성애가 최근에 생긴 현상이고 '부자연스러운' 행위라고 생각합니다.

남자 태아가 충분한 양의 남성 호르몬을 공급받지 못하던 그때부터 동성애는 존재했습니다. 영장류 사이에서 동성애적 행태는 동일 집단 구성원의 유대를 강화하는 방법 혹은 힘센 자에게 복종심을 보이는 방법 등으로 이용되었습니다. 이것은 가축, 수탉, 개 등에서도 마찬가지로 나타납니다.

 

 

동성애는 임의적 선택이 아닌 '주어진 선천성'


성장 환경이 아이의 동성애 여부에 영향을 미친다는 주장은 객관적 증거가 전혀 없습니다. 동성애는 '왼손잡이'로 태어난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자발적 선택이 아닌 '선천적인 것'입니다.

 

대부분의 동성애적 성향은 자궁 속에서 발달하고, 동성애적 패턴은 다섯 살 무렵에 고착되어 당사자의 통제권 밖으로 나가버립니다. 지난 수백년 동안 가슴 절단, 거세, 약물 치료, 자궁 적출, 전두엽 절제, 정신치료, 전기충격치료, 기도회, 영적 카운슬링, 엑소시즘 등 동성애적 성향을 제거하기 위한 여러가지 억압조치들이 실시되었지만 그 어느 것도 성공을 거두지 못했습니다. 이런 시도들은 양성애자를 어느 한 성에 국한시키거나, 일부 동성애자들을 죄의식과 공포 속에 가두어 평생 독신생활을 하거나 많은 사람들을 자살로 내몬 것이 전부였습니다.

 

ⓒ 지식채널e 네번째 사과 - 앨런 튜링

 

토끼는 날지 못하고, 오리는 잘 달리지 못합니다. 우리 인간이 다른 동물에 비해 우리 자신을 잘 통제하고 있지만, 우리의 생물적 구조를 완전히 장악하지는 못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직면하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우리가 똑똑한 두뇌를 가진 또 다른 동물이라는 사실을 거부한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거부감 때문에 우리는 또다른 생물학의 희생자를 만듭니다.

 

레즈비언(남성적 두뇌를 가진 여성) 1명 당 게이는 8~10명 꼴로 나타납니다. 결론적으로 환경적으로 동성애자들을 변화시킬 수 없고 이들이 주어진 상황 속에서 살아가야 한다면, 게이나 레즈비언의 권리주장 운동을 펼칠 수 있게 돕고, 이런 발견사항을 학교에서 공개적으로 가르르친다면 이들이 세상에서 훨씬 더 좋은 대접을 받을 수 있을 것이고 더 값진 삶을 살 수 있을 것입니다.

 

 

독일 성교육 이야기 : 동성애

 

 [어느 동성애자 청년의 고백]

 

"정확히 언제부터였는지 모르겠습니다. 내가 14살 때였던 것 같습니다. 그때 나는 우리 반 여자아이들에게는 전혀 관심이 없었지만 한 남자 친구가 사랑스러웠지요.

 

그 느낌을 통해 막연히 내가 다른 친구들과는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왜냐하면 그때 나는 그 아이와 성관계 하는 장면까지 상상할 정도였거든요.

 

밤이면 꿈에 그 아이가 나타났습니다. 그러자 내 마음을 이야기할 용기는 없었지요. 나는 항상 '나는 비정상이야' 라는 생각만 하고 있었어요.

 

정말 끔찍한 시간들이었습니다. 나는 외롭고 무서웠어요. 친구들은 모두 나를 더 이상 좋아하지 않는 것 같았지요. 어머니는 이미 내게 무엇인가 고민이 있다는 것을 눈치 채고 있는 것 같았지만, 부모님에게 어떻게 이야기해야할지 몰랐습니다.

 

마침내 나는 가장 믿을 수 있는 선생님에게 처음으로 고민을 털어놓았지요. 선생님은 어떤 청소년 모임에 참가해 보라고 조언을 해주셨어요. 거긴 나처럼 동성을 좋아하는 청소년들을 만날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남자와 사랑에 빠진 소년들과 여자를 사랑하는 소녀들이 있었지요. 이 모임에서 나는 마음을 열고 느낌들을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법을 배웠지요. 이제 나는 혼자가 아니고 지극히 정상적인 사람이라는 사실도 알게 되었습니다.

 

마침내 부모님에게 이 사실들을 이야기했을 때는 생각보다 힘들지 않았습니다. 아버지의 이해를 처음부터 받지는 못했지만 어머니는 내 이야기를 듣고 바로 말씀하셨어요. "네가 행복하게 사는 것이 가장 중요한 거야" 라고.

 

지금 나는 10년 전부터 사귀고 있는 남자친구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우린 서로 사랑하고 있어요. 결혼까지 생각하고 있지요."

 

 

* 다함께 생각해보기

 

1. 슈불(Schwul, 동성애)이란 무엇일까?

2. 슈불을 대신할 수 있는 다른 단어를 알고 있습니까?

3. 동성애자가 결혼을 한다면 어떤 생각이 드나요?

4. 동성애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을 이야기하고 토론해 봅시다.

 

 

박성숙(무터킨더), '독일 성교육 이야기' 중에서

 

 

독일에서는 위와 같은 동성애 교육을 초등학교 4학년 성교육 시간에 실시합니다. 물론 교사에 따라 성교육 대상 연령은 조금 차이가 날 수 있겠지만, 성교육 자체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우리나라 현실을 돌이켜 보면 독일의 성교육은 상당히 고무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조기에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이해할 수 있게 하는 교육은 더 많은 사람들을 사회에 통합되게 하고, 더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의 삶을 행복하게 할 수 있게 돕습니다.

 

홍석천씨의 용기 있는 행동을 응원합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편견에 굴하지 않고 스스로의 행복을 찾으며, 사회는 행복을 찾으려는 사람들의 행복을 응원하는 날이 오기를 두 손 모아 기도합니다.

 

차이를 차별로 만드는 현실을 비판하는, 미국의 여성학자 거다 러너의 이야기를 끝으로 글을 마칩니다.

 

"차이 그 자체가 아니라 차이를 열등성으로 만드는 데서 악이 창조되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앨런 피즈, 바바라 피즈. '말을 듣지 않는 남자, 지도를 읽지 못하는 여자'.

앤 모이어. '두뇌의 성'.

EBS 지식채널ⓔ. 네번째 사과.

박성숙(무터킨더), '독일 성교육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