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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이야기/정치

정봉주의 최후진술

tulipmania 2011. 12. 22. 14:02



정봉주의 최후진술

존경하는 재판장님!
지난 2개월간 BBK와 관련되어 재판을 받으면서 참으로 가슴이 답답했습니다. 이 재판은 불행한 재판입니다. 헌법에 보장된 표현의 자유를 법정으로 가져온 것 자체가 불행한 일입니다. 국민의 명령을 받는, 국민의 대의기관이며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의 정상적인 정치 활동을 법으로 판단하기 위해 이 법정으로 가져온 것 자체가 불행한 일인 것입니다. 답답하긴 하지만 제 심경을 밝히고자 합니다.

……

사회가 투명해야 하고 국가 관리와 지도자는 정직해야 한다, 도덕적으로 흠결이 없어야 한다는 필요성을 절실하게 보여준 대목입니다. 국가와 사회가 투명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국가를 지도하는 최고 통치자가 도덕적으로 깨끗해야 하고 어떠한 잣대를 들이대더라도 문제가 없어야 합니다. 그래야 국가 사회가 정직하고 투명해지는 것입니다.

결국 국가의 최고 지도자를 뽑을 때는 무엇보다도 중요한 잣대가 바로 도덕성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대통령을 뽑을 때 도덕성을 철저하게 검증해야 하는 필요성이 바로 이 때문입니다. BBK 사건은 바로 이렇게 시작한 것입니다.

검찰의 주장대로 있지도 않은 사실을 갖고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를 낙마시키기 위해 네거티브 캠페인을 한 것이 아닙니다. BBK는 모두가 다 알고 있듯이 자본주의 사회에서 가장 죄질이 나쁜 추악한 범죄로 취급되고 있는 주가조작, 횡령 사기 사건입니다. 이 BBK에 당시 이명박 대통령 후보가 연루되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혹이 강하게 제기되었습니다. 주가조작과 횡령사건의 중심에 있던 BBK와 관련해서는 대통령 후보가 적어도 동업자이거나 아니면 실질적 소유자였을 것이라고 하는 의혹을 국민 대다수가 갖고 있었습니다.

……

존경하는 재판장님,
이번 BBK 관련 국회의원 정봉주 기소 사건은 우리 정치 역사의 한 면을 장식할 중대한 사건이 될 것이라고 판단합니다.

김경준의 BBK는 법의 판결을 받고 있지만 ‘진실 게임 BBK’는 역사의 흐름 속에 숙제로 던져졌습니다. 국민이 진실에 목말라하고 있을 때 국민의 대의기관으로서 국회의원의 정상적인 정치적 행위에 대한 하나의 판례를 만드는 중요한 재판이 될 것입니다.

검찰은 이 사건을 수사하면서 편파 수사를 했거나 보복성 기소를 한 것은 아닌가 하는 의혹을 갖게 만들고 있습니다. 거의 같은 내용을 주장했음에도 불구하고 한나라당 내부의 대통령 후보 경선 과정에서 한나라당 의원들의 주장에 대해서는 기소는커녕 수사조차 제대로 하지 않은 것이 이들의 편파성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것입니다.

저 정봉주를 기소한 것은 철저하게 보복을 하기 위한 것은 아닌가 하는 의혹을 갖게 만들고 있습니다. 보복은 추한 것입니다. 우리가 하고자 했던 정치는 이처럼 보복 위에 피는 추한 꽃이 아닙니다. 정치는 자신의 아비인 사도세자를 죽인 반대파들도 아침저녁으로 웃으면서 얼굴을 맞대야 했던 정조의 운명처럼, 그러한 관용과 포용 위에 피는 화합의 꽃입니다. 정치가 무한 화합과 무한 관용 위에 설 때 국민 입가에 웃음이 돌게 될 것입니다.

존경하는 재판장님,
진정으로 법이 살아 있음을, 정의가 살아 숨 쉬고 있음을 믿고 싶습니다. 국민의 명령을 받아 대통령 후보의 검증이라는 지극히 정당한 정치적 활동에 대해 그것도 철저하게 자료에 근거했던 가장 정상적인 정치 활동을 형사법이라는 이름으로 족쇄를 채우려 한다면 사회의 가장 높은 경쟁력인 도덕성은 어떻게 찾겠습니까? 국회의원의 도덕성 검증을 위한 정치적 표현에 재갈을 물리려 한다면 우리 사회의 미래 경쟁력인 투명성, 정직성은 어디에서 찾겠습니까?

……

존경하는 재판장님,
국가의 도덕성을 높이기 위해서 지도자의 도덕성을 검증하려 했던, 그리하여 우리 사회의 도덕성과 정직성, 투명성을 높이려 했던 젊은 정치인의 진심이, 그 열정이 꺾이지 않도록 부디 현명한 판단을 해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리겠습니다.

도덕성 위에, 투명성 위에, 정직함 위에 우리 사회의 미래가 있고 더 힘찬 내일이 있다는 믿음이 꺾이질 않도록 부디 현명한 판단을 해주시길 다시 한 번 간곡히 요청 드리겠습니다.

이상으로 마치겠습니다.
[출처] 조은뉴스(http://www.eg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