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안철수 교수의 서울시장 출마설은 말 그대로 태풍이었습니다. 출마설에 불과했지만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고, 안 교수의 지지선언으로 박원순 변호사의 지지율은 나경원 한나라당 최고의원을 내세워도 과반에 가깝습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에서는 별 것 아니라는 홍준표 당대표의 어처구니 없는
말과 영입하자는 김문수 경기도지사의 말이 엇갈렸습니다. 친박진영에서는 안 교수의 대선 지지율이 최초로 박근혜 대표를 뒤집자, 환영의 입장에서 비판과 비난의 입장으로 돌아섰습니다. 민주당에서는 서울시장이라는 떡고물에 한 것은 아무것도 없는 의원들이 희화화됐습니다. 오늘은 각 정당들을 긴장시킨 안철수 교수와 안철수 룰, 진보진영의 대안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안철수 룰에서 유시민과 진보신당이 떠오르는 이유

 안철수 교수는 50% 지지율임에도 불구하고 5% 지지를 받은 박원순 변호사에 말 그대로 통 큰 양보를 통해 단일화에 성공했습니다. 우려와는 달리 박원순 변호사는 안철수 교수의 지지율을 전해 받아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는 국민이 어떤 단일화를 지지하고 있고 앞으로 단일화를 하는데 있어 어떤 요건이 충족되어야 하는지를 말하고 있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인 김해을에서 지난 4.27 재보궐 선거가 있었습니다. 매우 상징성 있는 땅에서 참여당은 단일화에는 성공했지만 한나라당에 석패했습니다. 가장 큰 원인은 지지부진한 단일화와 '명예'라는 이름으로 포장한 권력욕이었습니다. 야권의 다툼은 김해을 시민들에게 지지보다는 반감을 사게 하는 일이었습니다. 

 9월 4일, 진보신당은 민노당, 참여당과의 통합안이 54%의 찬성으로 부결됐습니다. 민노당의 9:1을 1:1로 내놓는 양보가 있었음에도 진보신당의 결정은 통합 거부였습니다. 이는 지난 재보궐 선거때 참여당을 답습하는 것으로 보여집니다. 국민들의 목소리를 반영하지 않은 진보신당은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입니다.(
프레시안 2011.9.5)

 최근 유시민 참여당 대표와, 이정희 민노당 대표의 통합은 국민이 바라는 목소리입니다. 유시민 대표는 지난 재보궐 선거의 문제점을 직시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양보와 타협, 연대를 통한 야권단일화를 통한 반한나라당은 국민의 목소리입니다.


복지정책은 노동인권과 노동정책의 다른 말

 진보신당의 입장도 분명 이해가 갑니다. 보수정당으로 출발한 민주당, 한나라당과는 달리 반세기 넘게 정치적 핍박을 견디며 겨우 명맥을 이어오다 현재에까지 이르렀습니다. 진보신당의 차별성과 역사성을 통합이라는 말로 누를 끼치고 싶지 않았다는 점 충분히 공감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생각해 볼 수도 있습니다. FTA는 분명 소비자에게 가장 저렴하게 재화를 구입할 수 있는 정책입니다. 여기서 소비자는 시민입니다. 반면, FTA는 노동유연성을 가져와 노동자는 경영자에게 억압되고 소외됩니다. 여기서 노동자는 시민입니다. 따라서 FTA는 소비자에게는 유리하지만 노동자에게는 불리합니다. 여기서 소비자와 노동자는 모두 시민입니다. 어떤 시민은 유리하고 어떤 시민은 불리할 것 같지만, FTA는 결국 양쪽 시민 모두가 손해보는 정책입니다. 노동유연성이 가속화 되면 노동자,시민, 사회가 불안해지고 소비가 줄기 때문에 소비자가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정반대이지만, 같은 맥락으로 복지정책이 그렇습니다. 복지정책은 소비자와 노동자 모두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정책입니다. 복지정책은 노동인권과 노동정책의 더 큰 범주인 것입니다. 최근 민주당은 무상급식에 이어 무상보육, 무상의료, 반값등록금, 고용, 주거에까지 이르는 복지정책을 내놓았습니다. 하지만 사실 이런 복지정책은 과거 민노당의 정책입니다. 예전부터 주장했던 정책들이 이제는 국민들의 관심사가 된 것입니다. 국민들이 진보의 복지정책에 귀를 기울이고 있습니다.

 야권연대와 통합은 반복지정책을 내세우는 한나라당에 대한 국민의 목소리입니다. 이런 국민의 목소리를 정통성과 독자성이라는 대의명분으로 거부한다면 국민은 진보신당을 독선과 아집의 시각으로 바라볼 것입니다. 작은 차이는 유보하고 큰 틀에서 국민을 위한 양보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진보신당이 이제껏 추구한 복지에 대한 이념과 노동에 대한 철학을 바탕으로 국민의 성원에 보답해 주시길 바랍니다. 

안철수 룰, 진보진영의 대안

 안철수 룰에서 진보진영이 배워야 할 점은 첫째, MB정권과 한나라당이 밉다고 해서 반드시 진보진영에 표를 주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더이상 권력욕에 물든 정치인을 국민은 신뢰하지 않습니다. 제3세력의 등장은 기존 정치세력에 적지 않은 파장을 불러 올 것입니다. 민주당의 내분은 이러한 경계를 하지 않을 수 없게 합니다.

 둘째, 야권연대는 신속하고 소통이 중시되는 가운데 이루어져야 합니다. 참여당과 진보신당의 과오에서 보았듯이, 명분이야 어떻든 지지부진한 야권단일 또는 독자노선은 국민들의 시선에서는 독선과 아집으로 비춰질 것입니다. 민주당은 민노당의 통큰 양보를 배워야 합니다. 양보와 타협, 존중과 배려를 통한 야권연대가 이루어져야 시너지효과가 나타날 것입니다. 그리고 각 정당들마다 한 후보씩 뽑고 그 후보들 가운데 다시 후보를 가리는 '투트랙 경선'은 환영할 만한 일입니다.

 셋째, 야권연대는 반한나라당, 반복지를 구심점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야권의 작은 차이는 유보하고 큰 틀에서 논의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안철수 룰의 시너지 효과는 박원순 변호사에게도 미치고 있습니다. 국민들은 대안점을 모색하고 있으며, 사리사욕이 아닌 정의롭고 공정한 정책과 비전을 가진 정치인을 염원하고 있습니다. 

 넷째, 진보진영은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합니다. 국민들의 눈높이에서 다가서야 합니다. 분열과 독선은 아젠다를 복지에까지 닿게한 현 시점에서, 다 된 밥에 재를 뿌리는 꼴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인내심을 갖고 더 좋은 정책과 시각을 가지고 국민들에게 다가간다면 지금 걱정하는 '우클릭'보다, 한나라당까지 '좌클릭'하게 만들었던 소통의 힘을 보여줄 수 있을 것입니다.

 비상식을 몰아내고 최소한의 '상식'이 통하는 그 날까지 연대와 통합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분란과 분열이 아닌 양보와 타협이 있는 야권을 기대합니다.

제 글이 도움이 되셨다면,
더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게 로그인이 필요 없는 추천을 눌러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