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5년 9월 8일 경성역 조선통운 창고. 낡은 상자를 찾은 역장. “그 사람들이 찾던 바로 그거야.” 수취인 ‘고등법원’. 2만 6천 5백 여 쪽. 3년 전 일본 경찰에게 압수당한 사건의 증거물. “원고를 찾지 못하면 13년의 노력은 물거품이 돼.” 1929년 일제 치하. 엄혹한 시절 흥분 속에 진행된 국민들과 학자들의 ‘세상의 모든 어휘 모으기’ ‘옛말’은 변천과정의 서술부터 어떻게 쓰였는지 다양한 예를 통해 보여준다. ‘방언’은 지역의 독특한 문화를 살리기 위해 꼼꼼히 조사한다. 옛말, 방언, 새말, 전문어, 고유명사 등. “이곳 방언을 규칙 없이 두어 말 적어드립니다. 백분지 일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이 뒤에도 힘 있는 데까지 이어 적어드리려 합니다.“ - 길주 성진 지방 방언 조사 투고자 김여..
acros + polis 가장 높은 곳의 도시 아타네시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해발 670미터의 석회암 지대에 위치한 위쪽의 도시 아크로폴리스 광장에서 시민들은 정치 군사 종교에 대해 토론하고 투표를 했다. 그리고 높디높은 언덕 아래에 있었던 또 하나의 광장 버들가지 진열대에 물건을 진열하는 상인들과 공연을 펼치는 광대, 무용수, 마술사들 가득한 축제의 분위기 속에서 누군가가 토론을 시작했다. 주제별로 무리지어 모여드는 시민들, 오가는 각종 정보들 아테네의 국정을 책임지는 관리들 정치 현안에 대해 관심 있는 시민들 물건을 사러 나온 사람들이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나누었고 토론의 달인이라 불리던 소피스트들의 강연이 이어진다. 그리고 이 북새통을 즐겨 찾던 또 한명의 시민 헝클어진 머리와 맨발 특유의 뒤뚱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