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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 박사는 틀렸다

tulipmania 2017. 12. 21. 21:58


언론 매체를 통해 ‘서민’이라는 사람에게 애정을 갖게 되었다. 하지만 이번 글에서 서민은 틀렸다.

http://seomin.khan.kr/366

 

 

1. 기레기

 

기자+쓰레기의 준말. 기레기라는 말은 이명박근혜 기간을 거치며 일상어가 되었다. 이번 문재인 대통령의 방중에서 피해를 입은 피해자임에도 왜 여론은 동정 보다는 질타 일색이었을까. 서민 박사는 원인을 댓글을 단 문빠가 정신병 환자이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나는 정반대로 기자들이 속한 언론에게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언론이 단체로 미쳤고 언론이 환자라고. 일례로 우리는 세월호 참사 당시 정부 말을 사실 확인도 거치지 않고 내놓은 언론 참사를 기억한다. '기레기'라는 명사가 허투로 만들어진 말은 아니다.

 

2. 기자단 폭행

 

기자단을 폭행한 것은 중국의 인권 감수성 혹은 중국 언론의 후진적 지위를 엿볼 수 있다. 서민 박사는 기자들 폭행에 관련하여 피해자인 기자를 향한 부정적 댓글을 보고 댓글러들의 범주를 문빠로 묶어 정신병으로 진단했다. 물론 물리적 폭력 자체와 중국 보안 업체의 잘못을 물어야 하는 사안임을 이야기해야 한다는 점과 동시에 나는 다시 언론의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일본 아베 총리는 중국 국빈 방문을 5년째 하지 못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사드 문제까지 있음에도 대통령 당선 첫해이자 연내에 국빈방문이 성사되어 대통령은 환대를 받으며 정상회담을 하고 돌아왔다. 우리나라 언론은 어떻게 보도했을까. 말도 되지 않는 '홀대론', '혼밥' 논란으로 프레임을 짜고 왜곡하여 국민을 호도했다. 언론의 편향성은 이해한다. 관점의 다양성도 존중한다. 하지만 사실관계를 따지고 시시비비를 가려 비판하는 것 역시 대중의 몫이다.

 

文 대통령 중국방문 언론보도 '불공정' 68% vs '공정' 21%http://v.media.daum.net/v/20171221093057210

 

지나치게 편향되고 왜곡된 기사를 생성하는 기자들에 대해 분노하는 것이 과연 정신병일까? 물론 폭력을 정당화하고 정당방위 운운하는 선을 넘은 주장에 대해서는 비판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마찬가지로 제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는 기자들에 대한 부정적 신념 또는 비판 자체를 '문빠'라는 범주로 묶어 정신병과 민주주의의 도전을 운운하는 것 역시 선을 넘은 주장이다.

 

3. 김어준

 

문빠들의 교주. 아침방송 진행자. 이명박 가카 저격수. 선동가. 여러 이름이 붙는다. 서민 박사는 궤변이라고 표현한 김어준의 답변은 언론의 관점와 뉴스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지극히 타당한 주장이다.

 

알랭 드 보통은 뉴스의 시대라는 책에서 언론의 편향(bias)을 이야기한다. "편향은 사건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설명하려 노력하고, 지적 편향을 통해 사실의 타당성을 가려내는 기술이다."

 

무엇이 뉴스의 소비자에게 더 적절한 정보를 제공할 것인가. 기존 우리나라 언론은 편향되지 않은 언론의 중립성만을 이야기했다. 그 결과 재개발에서 돈이 있고 힘이 있고 합법적인 재개발업자만이 승리했던 것처럼 편향되지 않은 중립적인 보도를 한다고 기만하는 조중동 등 기득권 언론들의 프레임에서 대한민국 언론은 한치도 벗어나지 못했고 이는 이명박근혜와 기레기를 탄생시켰다.

 

언론의 편향은 타당하다. 이를 숨기고 중립적인 척하는 언론이 뉴스 소비자에게 미치는 해악이 더 크다. 뉴스의 소비자는 진실에 더 가까이 가기를 원한다.

 

4. 열린사회와 그 적들

 

칼 포퍼는 플라톤을 비판하며 닫힌사회와 반대되는 개념인 열린사회를 주창한다. 비판이 허용되지 않고 열린사회를 지향하지 않는 사람들이 우리의 공통된 적이라는 주장이다.

 

서민 박사는 '문빠'들이 민주주의 적처럼 느꼈을지 모른다. 정부의 홍위병처럼 다수가 문재인 대통령의 비판을 허용하지 않는 일들이 반복되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이는 대한민국 국민들의 학습 효과이다. 새누리당(당시 한나라당)은 2002년 대선에서 패배하고 백서를 출간했는데 내용은 시민단체, 인터넷 여론 등에서 주도권을 빼앗겼다는 분석이었다. 새누리당(당시 한나라당)은 백서를 충실히 따랐다. 어용 시민단체, 인터넷 댓글 알바를 조직하고 동원해서 여론을 조작했다. 대부분의 인터넷 기사에는 ‘이게 다 노무현 때문이다.’라는 댓글이 달렸다. 새누리당은 정권을 다시 되찾았다. 이러한 역사를 통한 교훈은 다소 과민한 반응이 뒤따른다. 이번 방중 기자단 폭행에 대한 정당하지 않은 반응이 그것이다.

 

5. 안희정

 

안희정 지사 비판은 결이 좀 다르다. 안희정 지사의 해당 연설 발언 전체를 보면 문재인 지지층 그 누구도 안희정 지사를 비판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는 TV조선의 악의적인 편집 왜곡이었다. 전체 맥락을 보도하지 않고 악마의 편집을 통해 발언 일부분을 발췌하여 보도하였다. 조중동 등 보수 언론 매체는 이를 기사화하고 확대 재생산한다. 마치 기획한 것처럼 말이다. 여기에 몇몇 유명인이 가세하여 논란을 증폭시킨다. 안희정 지사와 이에 부정적 반응을 보인 사람들 모두에게 부정적 이미지를 각인시킨다. 완전히 보수 언론의 프레임에 빠진 것이다.

 

6. 문빠

 

지난 대선 때 문재인 패권주의라는 말이 유행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에는 '얼굴 패권주의' 등의 패러디 소재가 되기도 했다. 나는 다시 생각한다. 패권주의가 실제로 있었을까? 지금 그 실세들은 어디에 있을까? 권력을 잡고 있는 지금은 왜 패권주의라는 이야기가 나오지 않을까?

 

문재인 대통령은 70% 내외의 지지를 받고 있다. 이 70% 내외의 수치가 모두 문빠로 범주화할 수 있을까? 이는 문빠라고 표현하는 극성 지지층이 아니라 지난 촛불혁명에 참여한 시민들이자 구시대의 권력자를 왕좌에서 쫓아낸, 부패로 얼룩진 구시대를 새롭게 재편하기를 원하는 대한민국의 보편의 시민들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지 않을까?

 

이번 논쟁에서 서민 박사는 문빠를 이야기하고 있지만 이는 지겹도록 반복되는 보수 프레임에 갇힌 편협한 생각이다. 서민 박사는 틀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