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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2월 19일 대한민국 대통령 선거가 끝이 났습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자는 1577만 926표(51.6%)의 득표로 1468만 9990표(48.0%)의 득표를 차지한 문재인 후보를 제치고, 108만표(3.6%) 앞서 과반 이상을 차지한 여성 대통령 당선자로 결정됐습니다. 박근혜 당선자는 당선 소감에서 "앞으로 국민들께 드린 약속을 반드시 실천하는 민생대통령이 돼 국민행복시대를 열겠습니다. 민생 대통령, 약속을 지키는 대통령, 대통합을 이루는 대통령 등 세 가지 약속은 반드시 지키겠습니다."라고 밝혔습니다.


오늘 제 글에서는 2012 대한민국 대선 분석과 우리가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잃어버린 것들에 대해 적어볼까 합니다.


극명히 엇갈린 세대투표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는 투표율 75.8%라는 높은 관심으로 선거가 치뤄졌습니다. 오전 6시에서 오후 6시까지 12시간 동안 투표시간 내내 투표소는 투표를 하려는 시민들의 참여로 긴 줄을 이루어 국민의 권리인 선거에 많은 분들이 참여하셨습니다.


위의 표를 통해 가장 극명하게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세대 투표였다는 점입니다. 20대, 30대는 문재인 후보에게 적극적으로 표를 주었고 50대, 60대 이상은 박근혜 당선자에게 또한 적극적으로 표를 주었습니다. 이는 비선형적이고 복합적인 SNS, 온라인 매체를 주로 접하는 신세대와 획일적이고 단순한 신문, 방송 매체를 주로 접하는 구세대의 정보 접근 방식의 차이점이라고 보입니다. 이같은 성향은 지난 2011년 10.26 서울시장 선거(박원순-나경원) 이후로 나타나는 현상으로, SNS와 스마트폰의 보급이 활성화된 시점 이후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결국 18대 대통령 선거는 50대의 90%에 가까운 투표율이 결정했습니다. 신세대의 투표율은 제자리 혹은 하락한 반면 50대의 투표율은 급상승했기 때문에 전체적인 투표율은 올랐지만 박근혜 당선자에게는 호재로, 문재인 후보에게는 악재로 작용했습니다. 


역계급투표



  직업별 지지율


  *농림 임업 어민: 朴 55.2-文 37.1%
  *자영업: 朴 50.2-文 37.1%
  *화이트칼라: 朴 32.7-文 53.5%
  *블루칼라: 朴 43.1-文 48.1%
  *가정주부: 朴 55.6-文 32.3%
  *학생: 朴 27.9%-文 57.7%
  *무직: 朴 60.4-文 19.3%
  
  월(月) 소득별 지지율
  
  *200만 원 이하: 朴 56.1-文 27.6%
  *201만~300만 원: 朴 40.1%-文 47.6%
  *301만~400만 원: 朴 43.5-文 47.3%
  *401~500만 원: 朴 39.4-文 50.6%
  *501만 원 이상: 朴 40.8-文 46.4%
  
  학력별 지지율
  
  *중졸 이하: 朴 63.9-文 23.5%
  *고졸 이하: 朴 52.8-文 33.1%
  *대재(大在) 이상: 朴 37.4-文 49.6%


(시사오늘)



이번 선거에서는 역계급투표가 이뤄졌습니다. 화이트칼라, 고소득, 고학력 유권자는 문재인 후보를 더 지지했고 블루칼라, 저소득, 저학력 유권자는 박근혜 당선자를 지지했습니다. 


이렇게 역계급투표가 이루어진 것 역시 SNS와 스마트폰의 영향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화이트칼라, 고소득, 고학력 유권자는 SNS와 스마트폰을 통해 다양한 정보, 복합적인 정보, 비선형적인 정보 등을 통해 보다 합리적인 결정이 가능했던 반면에 자영업, 주부, 블루칼라, 무직, 저소득, 저학력 유권자는 신문, 방송매체 를 통해 획일적 정보, 단순한 정보, 선형적인 정보로 안정적인 결정을 추구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학력이 높고 전문직에 종사할 수록 SNS를 통한 정보 활용 빈도가 커진 것이며, 다양한 정보를 활용했다는 것을 반증합니다. SNS와 스마트폰은 다양한 정보를 바탕으로 소통과 논쟁을 통해 합리적인 결정을 가능케 한 반면, 신문과 방송매체는 단순한 정보와 일방적 정보 전달로 안정적인 결정을 내리게 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역계급투표를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는 농업·임업·어민과 자영업자를 꼽을 수 있습니다. 새누리당이 날치기로 통과시킨 한미FTA로 가장 타격을 받게 되는 농업·임업·어민의 결정과 자영업자들이 대형마트규제를 반대한 새누리당을 지지하는 결정은 의외를 넘어 상식상으로는 이해가 가지 않는 선택이었습니다.


실제로 대형마트 바로 앞에 있는 두 소규모 자영업자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한 자영업자는 대형마트와 정치 지지를 별도로 인식하고 있었고 한 자영업자는 대형마트의 위협이 지나쳐 정치 성향까지 바뀌고 있었습니다. 


모든 민주주의에서 국민은 그들의 수준에 맞는 정부를 가진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자가 이끄는 대한민국 미래는 어떨까요. 암울하다고 봅니다. 근거는 3가지 입니다. 첫째는 '양극화'이고, 둘째는 '낮은 잠재성장률'이고, 셋째는 '국민분열'입니다. 



한겨레


첫째는 '양극화'입니다. 1934년에서 1948년까지 연방준비은행 의장으로 재임한 매리너 에클스는 은퇴 후 대공황의 원인이 무엇인지를 분석했습니다. 그는 1920년대의 대공황이 과도한 소비와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는 오히려 최상위 부유층이 소득의 방대한 축적을 거머쥔 것이 핵심 원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대공황의 주범은 바로 '불균형의 심화'였던 것입니다. 



프레시안


대공황은 소득 상위 10%가 전체 소득의 약 50%를 소유했을 때 일어났고, 2008년 금융위기도 소수가 전체 소득의 약 50%를 차지했을 때 발생했습니다. 2010년 통계청에서 발표한 가계금융조사에 의하면 우리나라 소득 상위 10%의 소득은 전체 소득의 47.2%를 차지합니다. 


이처럼 부의 편중, 양극화의 위험을 관리하지 못한다면 박근혜 정부는 실패할 가능성이 높지만, 친재벌·부자감세 등의 공약을 봤을 때 우리나라의 양극화는 더 심해질 것이고 경제적으로도 어려움을 벗어나기는 쉽지 않을 것입니다.




둘째는 '낮은 잠재성장률'입니다. 급속한 노령화, 설비투자 위축, 서비스업의 저생산으로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은 계속해서 하락하고 있습니다. 



이 위기를 타개하려면 급속한 노령화로 인한 사회적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복지시스템 구축이 시급합니다. 또한 청년실업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자리 확대가 필요하고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출산 장려책이 필요합니다. 이 모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결국 재원 마련이 뒷받침 돼야 합니다.


우리나라 소득세 비중은 4.4%로 OECD 평균 9.4%에 비해 5% 낮으며 이는 50조에 해당합니다. 하지만 이같은 현실에도 박근혜 당선자는 부자감세를 여전히 주장하고 있으며 세수 확보 계획이 없습니다. 따라서 산적한 문제들을 해결할 재원이 마련되지 않았으므로 이 문제들을 해결할 방법이 없습니다.


셋째는 '국민분열'입니다. 박근혜 당선인이 대통령으로 당선은 되었지만 문제는 해결되기 보다 오히려 붉어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박근혜 캠프는 대통령 선거 초반부터 끝나는 시점까지 당선자 본인은 물론이고 최측근까지 일선에 나서 안철수 교수 협박,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거짓·허위사실 유포와 폄하 발언, 북풍에 의한 색깔론, SNS 여론조작 등 국민을 분열시키고 끝없는 갈등관계를 연출했습니다. 이번 선거에서 투표하고도 패배한 48%에 해당하는 국민은 박근혜 당선인의 축하보다는 경멸내지 적대시하고 있는 감정이 보편적 정서입니다.


또한 이들은 정치·경제·언론·사법부 개혁을 수준 높게 요구하고 있습니다. 만약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이들의 기대치에 미치지 못할 경우 48%의 국민은 적극적인 협조자가 되기는 커녕 적극적인 반대세력이 될 공산이 큽니다. 


하지만 오직 '국민분열'만이 유일하게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통제할 수 있는 사안이고, 해결할 수 있는 사안이기 때문에 기대를 걸어보고 싶습니다. 



내일은 '12.19 우리가 잃어버린 것들'이 이어집니다.